한국 방송광고 공사는 IMF상황에서의 광고판매 촉진 방법 중의 하나로 지난 1998년 4월부터 5초, 10초, 60초 등 다양한 광고길이를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유럽의 광고판매 방식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제품 및 광고비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매체구매와 크리에이티브 전략 활성화라는 목적으로 시도되었다. 이러한 판매단위의 변화 그 자체는 즉각적으로 많은 광고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15초의 60% 광고비로 유사한 노출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로 5초 광고는 다른 광고 길이에 비해 더 매력적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다양한 광고 운용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 유지시키려는 유명브랜드 광고주뿐만 아니라 신제품의 브랜드인지를 높이려는 광고예산이 적은 중소 광고주, 그리고 전국 판매를 목표로 중앙 진입하려는 지방브랜드 광고주들 모두에게 있어 적은 비용의 효과라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 요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판매 시작 1년 반이 지난 99년 9월 현재까지 4대 방송사의 5초 광고 판매는 월 3-6개 브랜드 광고에 불과하다. 지난 2월부터 9월 말 현재까지 총 1270회에 그쳐 월 평균 약 160회의 비교적 낮은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표 1 참조). 그밖에 10초, 45초, 60초 등 다른 광고 길이에 대한 판매도 저조하여 우리의 광고시장은 여전히 15초 광고 위주로 온영 되고 있다. 이렇게 초기 높았던 광고주 관심이 실제 활발한 판매로 이어지지 않은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주요한 이유는 이 새로운 판매단위에 대해 광고주를 확신시켜 줄 수 있는 효과검증이 없었다는 점이다. 15초의 33%가 아닌 60%라는 할증된 광고비만큼 효율적일 지에 대한 검증이 그 중 하나이며 5초 광고의 인지도가 15초 광고의 60% 이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30초 광고에서 15초 광고로 판매단위가 바뀌었을 때처럼 광고도 (clutter)를 가증 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궁극적으로 식상(wear-out), 회피(distraction)와 같은 소비자의 부정적 광고태도로 연결되지 않을까(Abernethy, 1991; Brown & Rothschild, 1993; Mord & Gilson, 1985)하는 우려가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보수(fee)가 아닌 수수료(commision)체제로 되어 있는 현재 우리 나라의 실정에서 대행사는 추가로 제작비 및 제작시간을 투자하여야 하는 부담을 가질 뿐 아니라,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특히 SA급을 중심으로 인기시간대 5초 광고 구매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5초 광고 등 다양한 광고 길이 형태에 대한 관심과 개발욕구를 저하시킨 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