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광고상품의 유형에 따른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이 광고효과에 미치는 영향
비록 앞에서 외래어 광고문안이 광고에 미치는 효과가 긍정적인가 혹은 부정적인가라는 연구문제를 제기했지만, 또 다른 가능성은 외래어 광고문안의 광고에 대한 효과는 주어진 여건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있고 또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아직 경험적인 자료로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니지만, 광고상품의 유형에 따라 광고에 나타나는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 정도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 같다(강길호, 1994). 이를테면, 우리자신의 고유한 상품이 아니라 주로 외국으로부터 모방하거나 도입한 상품이 광고에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대추차나 식혜의 광고보다는 콜라나 사이다광고에서 더욱 많은 외래어 광고문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상품자체의 특성이 외국에서 비롯된 경우 상품 특성을 설명할 정착된 우리말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근거에서, 본 연구는 광고상품 유형별로 외래어 광고문안이 광고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지는가를 조사하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관여이론(Zaichkowsky, 1986)과 두뇌기능분화이론(Lindzay & Norman, 1977) 등을 종합화하여 만든 FCB의 그리드 모델(GRID Model)은 광고상품의 분류를 위한 기준을 제시해 주는 유용한 모델로 알려져 있다(이 모델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의는 이명천, 1990a, 1990b; Berger, 1986; Ratchford, 1987; Vaghn, 1980, 1986). 왜냐하면 이 모델은 광고전략의 수립을 위한 단초로서 광고상품의 분류 기준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모형의 광고상품 분류는 외래어 광고문안의 전략적 사용에 대한 광고효과를 알아보려는 본 연구의 목적에도 잘 부합할 수 있는 상품 분류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드 모델에 따르면, 광고전략적인 측면에서 광고상품의 관여도와 광고상품이 속성적으로 이성적 혹은 감성적인 성향을 지니는 정도가 광고상품의 분류 기준으로 중요하다. 광고상품의 관여도란 소비자에게 광고상품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정도이다.
물론, 소비자들은 같은 광고상품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를 다르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도 소비자에 따라 관여도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광고상품이 지니고 있는 속성 자체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같은 상품에 대하여 유사한 정도의 관여도를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나 컴퓨터와 같은 고가제품은 관여도가 높은 상품의 예들이며 치약과 같은 일상용품이나 음료수 따위는 관여도가 낮은 상품의 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
광고상품의 이성적 혹은 감성적인 정도란 소비자가 광고상품을 구매할 때 기능성이나 실용성 등을 고려할수록 이성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에, 디자인이나 외양 혹은 감각적 선택에 의존하여 광고상품을 구매한다면 감성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제품과 같이 구매할 때 기능성을 중시여기는 제품이 이성적인 상품의 전형적인 예이며 보석류나 머리핀과 같이 구매할 때 모양과 아름다움을 중시여기는 제품은 감성적인 상품의 d{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광고상품의 유형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정도는 달라지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기존 연구들은 전혀 없으나 광고상품의 관여도와 광고상품의 이성적(혹은 감성적) 정도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정도가 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먼저, 관여도가 높을수록 소비자가 광고상품의 구매를 신중하게 하면서 많은 광고상품의 정보를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외래어 광고문안이나 그에 상응하는 우리말의 사용이나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양은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외래어 광고문안은 이국적인 이미지 혹은 감성적 느낌을 소비자에게 강하게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여도가 낮은 광고상품의 경우에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이 전략적으로 더욱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논리를 지지하는 간접적인 증거로 김용준 등의 연구(1994;김용준과 배장원, 1993)를 제시할 수 있다. 김용준과 그의 동료의 연구에 따르면, 고관여제품의 경우 제품의 기능적이며 실용적인 구체적 속성정보를 전달하는 정보전달형 광고가 더욱 효과적인 반면에, 저관여상품의 경우 주변경로에 의하여 태도를 형성하므로 광고에서 제공되는 광고모델,배경음악과 같은 다양한 주변단서를 이용하는 이미지 광고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광고효과나 태도와 관련하여 외래어 광고문안은 저관여제품에 더욱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가 관여도와 외래어 광고문안의 광고효과나 태도를 직접적으로 측정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하여 과학적 결론을 내리는 작업은 여전히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광고상품의 이성적(혹은 감성적)정도도 위와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외래어 광고문안의 정서적 혹은 이미지 효과 때문에 이성적 광고상품 보다는 감성적 광고상품에 전략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감성적 광고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수단이 표현형태의 중심이 되는 광고를 말하고 이성적 광고란 언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수단이 중심이 되는 광고로 정의하는 일반적 견해(오세진, 1990)의 관점에서 보면, 외래어나 우리말은 모두 정보를 제공하려는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므로 이성적 광고의 형태들로서 모두 동일한 광고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성적 혹은 감성적 광고상품에 관계없이 외래어 광고문안은 같은 정도의 광고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 질문에 관한 가설을 설정하는 대신에 역시 다음과 같이 연구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연구문제 2>기존광고에서 광고상품 유형에 따라 외래어광고문안의 사용정도는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1>기존광고에서 광고상품의 관여도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정도는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2>기존광고에서 광고상품의 이성적(혹은 감성적)정도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정도는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3>기존광고의 경우, 광고상품의 관여도와 광고상품의 이성적 정도에 따라 외래어광고문안의 사용정도는 상호작용적인 차이가 있는가?
이러한 연구문제에 덧붙여 이러한 광고상품의 유형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광고효과가 달라지는지도 해답을 내려야 할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연구가 부족하여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내리기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지만, 위의 경우처럼 논리적으로 잠정적인 결론은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광고상품의 관여도와 관련하여, 관여도가 높은 광고상품의 경우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은 해독력을 저하시킴으로써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양이 자칫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정지영, 1997)외래어광고문안의 광고효과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관여도가 낮은 광고상품의 경우, 외래어 광고문안이 주변단서로 작용함으로써 외래어 광고문안에 대한 광고효과가 증가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Petty & Caccioppo, 1981). 광고상품의 이성적 혹은 감성적 정도의 경우, 외래어 광고문안이 정서적이고 이미지적인 측면에 강하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성적인 광고상품에 비하여 감성적인 광고상품에서 외래어 광고문안에 대한 광고효과가 더욱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앞서 주장한 것처럼 외래어 광고문안이 광고전략적인 측면에서 우리말 광고문안과 하등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광고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비록 이와 같이 논리적인 설명은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나 기존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와 관련하여 가설을 설정하는 대신에 역시 연구문제로 남길 것이다.1)
<연구문제 3>기존광고에서 광고상품 유형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정도에 대한 광고효과가 달라지는가?
<연구문제 3-1>기존광고에서 광고상품의 관여도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정도에 대한 광고효과가 달라지는가?
<연구문제 3-2>기존광고에서 광고상품의 이성적(혹은 감성적)정도에 따라 외래어 광고문안의 사용정도에 대한 광고효과가 달라지는가?
<연구문제 3-3>기존광고에서 광고상품의 관여도와 광고상품의 이성적(혹은 감성적)정도에 따라 광고문안에 대한 광고효과는 상호작용적인 차이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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